ESG를 떠올리면 먼저 큰 단어들이 생각납니다. 지속가능경영, 탄소중립, 사회적 가치. 모두 중요하지만, 조금은 딱딱하고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메이드 구성원들이 지난 몇 년간 경험한 ESG는 조금 달랐습니다. 특별한 선언이나 거대한 목표보다, 늘 지나치던 익숙한 일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매일 걷던 길 위의 쓰레기, 눈 쌓인 산속의 발자국, 평온해 보이는 호수 아래의 생태계, 불편함을 모르고 오르내리던 계단까지.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ESG라는 시선 안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위메이드 구성원들이 직접 걷고, 보고, 기록하며 발견한 가까운 ESG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매일 걷던 길을 다시 보게 된 날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네요”
첫 플로깅 활동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매일 출퇴근하던 길이었습니다. 늘 보던 풍경이었고, 특별히 낯설 것이 없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집게를 들고 걷기 시작하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담배꽁초, 종이컵, 쓰다 버린 마스크. 길은 그대로였지만, 손에 집게를 든 순간 풍경은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30분쯤 걷자 손에 든 봉투가 제법 묵직해졌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주웠겠지 싶다가도, 몇 걸음만 더 가면 또 다른 쓰레기가 보이니 멈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점심시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플로깅은 특별한 장비나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장면에 한 번 더 관심을 두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 멀게만 느껴졌던 ESG는 그렇게 출퇴근길 시선 하나를 바꾸는 데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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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위에 남아있던 이야기
눈 덮인 겨울의 산은 그저 고요한 풍경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도 수많은 생명은 겨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위메이드 구성원들이 핫팩과 먹이 봉투를 들고 남한산성 도립공원을 찾은 것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야생동물의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동물들이 겨울을 버티며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놓아두고, 발자국이나 배설물 같은 흔적을 살피며 서식 현황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기록들은 해당 지역에 어떤 종이 서식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됩니다.

우리에게는 잠시 머물다 가는 산이지만, 야생동물들에게는 하루를 살아가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나무 한 그루, 바위 사이의 틈새 하나도 이들에게는 겨울을 나는 데 꼭 필요한 공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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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해 보였던 풀숲, 사실은
다음 활동지는 수진습지생태원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은 낫과 전지가위를 들고 생태계 교란종 제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생태계 교란종은 외래종이나 급격한 개체수 증가로 생태계를 위협하는 종을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가시박, 돼지풀 등이 대표적인데, 한번 자리를 잡고 나면 주변 식생을 빠르게 잠식하기 때문에 꾸준한 제거 작업이 필요합니다.

멀리서 본 습지는 평화로운 초록빛 풀숲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들어가보니 풀숲의 평온함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겉으로 보이는 줄기만 몇 번 베어내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막상 시작해보니 줄기 하나가 몇 미터씩 뻗어 있기도 하고 덩굴은 여기저기 얽혀 있었습니다. 줄기를 베고, 엉킨 덩굴을 걷어내고, 뿌리째 뽑아내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작업 끝에 100L짜리 마대봉투 28자루를 채울 만큼 많은 교란종이 모였습니다.
우리가 평온하다고 느끼는 풍경 뒤에는 보이지 않는 균형이 있고,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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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호수 아래에도
생태계 교란은 땅 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분당중앙공원 분당호로 향했습니다. 호수 생태계를 위협하는 배스와 블루길, 리버쿠터 같은 외래어종을 제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들은 이야기는 “외래생물이라고 해서 전부 나쁜 건 아니다”였습니다. 다만 일부 외래생물은 토종 생물의 먹이를 빼앗거나 서식지를 차지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중요한 것은 막연한 구분이 아니라, 실제 생태계 안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직접 물 속으로 들어가보기 전까지 분당호는 산책길에서 자주 보던 고요한 호수였습니다. 하지만 가슴장화와 어깨장갑을 갖춰 입고 물속에 들어가 족대를 휘두르자, 잔잔한 수면 아래에 숨어 있던 생태계의 다른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구성원들은 물고기를 건져 올리고, 유해 외래어종과 토종 어류를 가려냈습니다. 외래어종은 통에 담고, 토종은 다시 호수로 돌려보냈습니다. 반복되는 작업 끝에 이날 포획한 외래어종은 총 1,650마리였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던 호수 아래에도, 생태계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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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세 칸이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될 때
건물 앞에 있는 계단 세 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입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자리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위메이드 구성원들은 계단과 경사로의 정보를 모아 지도에 기록하는 ‘계단뿌셔클럽’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계단이 있는지, 경사로가 있는지, 출입구 접근이 가능한지 같은 정보는 많은 사람에게는 신경 쓸 필요 없는 정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동약자에게는 외출 전 동선을 계획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가 됩니다.
미리 알 수 있다면, 목적지 앞에서 발이 묶이거나 다른 길을 찾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활동에 앞서 들은 계단뿌셔클럽 박수빈 대표의 강연에서 가장 오래 남은 말은 “누구나 이동약자가 될 수 있고, 모든 이동약자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동약자는 특정한 누군가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임산부, 유모차를 끄는 양육자, 무거운 짐을 든 사람, 일시적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도 이동의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강연 이후 우리는 회사 밖으로 나가 2인 1조로 회사 근처 건물들을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입구에 계단이 있는지, 경사로는 설치되어 있는지 등을 살피고 앱에 기록했습니다. 이날 위메이드 정복대 22명은 총 132개 장소를 정복했습니다.

작은 정보 하나가 누군가의 외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이 활동은 ESG가 환경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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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변화
최근 위메이드는 글로벌 ESG 평가 기관 MSCI의 ESG 평가에서 ‘AA’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ESG 평가는 정책, 거버넌스,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합니다. 그와 함께 구성원들이 일상 속에서 ESG를 직접 경험하고 실천해온 시간 역시 위메이드의 ESG 문화를 이루는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ESG가 일상 속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구성원들의 작은 실천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 위메이드 ESG 담당자 박지원님
출퇴근 길의 쓰레기를 줍는 일, 야생동물의 흔적을 기록하는 일, 생태계의 균형을 살피는 일, 누군가의 이동을 가로막는 작은 불편을 지도에 남기는 일. 각각은 작은 행동이지만, 모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환경과 사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위메이드 구성원들이 이어가고 있는 ESG 활동도 그 작은 발견에서 출발합니다. 가까운 실천이 쌓일 때, 더 나은 환경과 사회를 만드는 변화도 조금씩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