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는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USC Games Expo 2026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습니다.
USC Games Expo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 게임 쇼케이스 중 하나로,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업계 관계자와 현장 방문객에게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 행사에는 USC Games 수업을 통해 제작된 60개 이상의 게임이 소개됐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위메이드 구성원들은 그곳에서 어떤 게임을 보고, 학생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Q. 간단히 자기소개와 함께, 이번 USC Games Expo 2026을 어떤 관점으로 다녀오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현: 저는 사업전략팀에서 BI 데이터 분석과 전사 업무 프로세스 개선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평소 데이터를 통해 시장과 회사를 보는 일이 많다 보니, 이번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만든 게임의 가능성에 눈이 갔습니다. 단순히 “학생 작품이네” 하고 지나가기보다, 이 게임이 조금 더 다듬어지면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으로 둘러봤습니다.
윤병: 저는 사업전략팀에서 게임 퍼블리싱 전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 창작자들이 어떤 게임을 좋아하고, 무엇을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찬혜: 저는 인사팀에서 제도 개선, 노무 등 전반적인 인사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사 담당자로서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배우고, 어떻게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완성해가는지가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사람을 모으고, 역할을 나누고, 끝까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실제 회사의 프로젝트와 많이 닮아 있다고 느꼈어요.
Q. USC Games Expo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분위기는 어땠나요?

지현: USC Games 자체가 USC School of Cinematic Arts와 Viterbi School of Engineering이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현장에서도 공학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들이 많아 보였어요. 그래서인지 단순한 게임 전시를 넘어 영화제 같은 종합 예술의 장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찬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축제 같다”는 것이었어요.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교수진, 졸업생, 업계 관계자, 현장 방문객이 함께 모여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보고 응원하는 분위기였거든요. 누군가의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자리라기보다, 함께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같이 즐기는 자리였어요.
윤병: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구나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자기 게임을 설명할 때도 단순히 과제를 발표하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이 게임을 왜 만들었고, 어떤 재미를 담고 싶었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하는 열정이 느껴졌거든요.
Q. 여러 부스를 둘러보면서, 반복적으로 눈에 들어온 분위기나 공통적으로 느껴진 흐름이 있었나요?

찬혜: 가장 먼저 떠오른 키워드는 ‘Family Friendly’였어요.
혼자 몰입해서 깊게 파고드는 게임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았거든요. 캐릭터나 UI도 전반적으로 귀엽고 친숙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지현: 저도 친구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보였어요. 엑스포라는 자리의 특성도 있었겠지만, 혼자 조용히 하는 게임보다는 옆 사람과 대화하고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게임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어요.
윤병: 장르는 꽤 다양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혼자 PC 앞에 앉아 플레이하는 감각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상황을 많이 염두에 둔 것 같았습니다. 콘솔로 편하게 플레이하거나, 옆 사람과 반응을 주고받으면서 즐기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았어요.
Q. 게임들을 하나씩 들여다봤을 때,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 게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느끼셨나요?
윤병: 여러 부스를 보다 보니, 장르보다 컨셉이 먼저 보이는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액션 게임입니다”, “퍼즐 게임입니다”라고 장르로 설명하기보다, “우리는 이런 컨셉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굉장히 선명했어요.
예를 들어 <Aftertaste>라는 게임은 음식이 몸속에서 소화되는 과정을 게임으로 풀어낸 작품이었습니다. 혀가 캐릭터가 되고, 장기 벽을 타고 이동하고, 미각을 잃었다가 되찾는 흐름까지 하나의 아이디어로 연결되어 있었어요. 처음 들으면 낯선데, 막상 보면 “아, 이 게임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구나”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장르보다 컨셉이 먼저 서 있는, 말 그대로 ‘Concept-driven’한 게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찬혜: 맞아요. 오프닝 세레모니에서도 그게 느껴졌어요. 학생들이 게임을 소개할 때마다 “우리 컨셉은 이런 데서 출발했고, 여기서 영감을 받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는 이야기가 꼭 나왔거든요. 결과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게임이 어떤 영감에서 시작됐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지현: 그리고 그 컨셉이 게임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학생들이 본인들이 만든 IP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예를 들어 <Stitchlings> 부스에서는 게임 캐릭터를 분해하고 조합할 수 있는 스티커를 만들어 나눠줬는데, 어릴 때 갖고 놀던 아바타 스티커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 IP를 어떻게 더 확장할 수 있을지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Q. 그렇게 컨셉이 선명한 게임들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었나요?
지현: 저는 <Stitchlings>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바느질이라는 컨셉을 중심에 둔 게임이었는데,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아트 퀄리티가 좋았어요. 캐릭터 UI부터 배경 텍스처까지 전부 그 컨셉에 맞춰 정리되어 있어서, 하나의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간 힘이 느껴졌어요.
찬혜: 저도 <Stitchlings>요! 퀘스트북이 바느질 가방을 열면 나올 것 같은 봉제된 책이고, 캐릭터의 목숨도 그냥 하트가 아니라 단추 구멍 모양의 하트였어요. 작은 UI 하나까지 컨셉에 맞춰 정말 섬세하게 만들었더라고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부분에 제일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알아봐줘서 기쁘다”고 해서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윤병: 저도 같은 작품을 꼽고 싶습니다. 바느질이라는 컨셉이 캐릭터, UI, 배경, 굿즈까지 일관되게 이어져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생 작품이라는 사실을 잠깐 잊을 만큼 완성도가 높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Steam에서도 USC Games Expo 출품작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느꼈던 점이 실제 시장 반응으로도 이어진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Q.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큼이나, 학생들과 직접 나눈 대화도 기억에 남았을 것 같습니다.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찬혜: 저는 <Move Move Melon> 부스에서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귀여운 햄스터가 수로를 헤엄치며 아이스크림 재료를 모으는 게임이었는데요. 제가 뒤에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먼저 다가와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개발 중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게임을 완성했는지를 정말 열정적으로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때 이 자리가 단순히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곳은 아니구나 싶었어요. 학생들이 자신들이 쏟아부은 시간과 고민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나누고 싶어 하는 자리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윤병: 저는 <B.L.U.E> 부스에서 한국 학생과 이야기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동형 메카 전투 게임이었는데, 처음 봤을 때 “학생들이 이걸 어떻게 구현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메카닉을 다루는 게임은 구현 난도가 꽤 높거든요. 구성 요소도 많고, 움직임이나 충돌, 전투 같은 물리적인 감각이 중요합니다. 특히 원심력처럼 플레이어가 몸으로 느껴야 하는 움직임을 게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실제로 구현 과정에서 큰 허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문제를 완전히 물리적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플레이어가 시각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기술적인 어려움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지현: 저는 <Lucky Duckies> 학생들과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욕조에 둥둥 떠다니는 러버덕이 주인공이고, 무서운 불독이 욕조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풀어가는 협동 게임이었는데요. 화면이 분할되어 있었는데도 완성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이 팀이 처음부터 창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게임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학생 프로젝트라기보다, 작은 스튜디오의 첫 번째 피치처럼 느껴졌습니다.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게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도 궁금해집니다. USC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개발을 진행하나요?

지현: USC가 LA에 있다 보니, 학생들이 게임 산업과 가까운 환경에서 배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업 경험을 가진 교수진과 멘토링 구조도 잘 갖춰져 있어서, 학생들이 단순히 수업 과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개발팀처럼 움직이는 경험을 하는 것 같았어요.
특히 엑스포에 출품된 주요 게임들은 AGP, 즉 Advanced Games Project라는 1년짜리 과정을 거친 작품들입니다. 학생들이 각자 게임 컨셉을 제안하고, 그중 일부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발됩니다. 선발된 디렉터들은 함께할 팀원을 직접 모으고, 1년 동안 프로젝트를 이끌어요. 프로젝트에 따라 30~60명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Steam 출시를 목표로 개발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본 게임들이 작은 스튜디오가 만든 작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찬혜: 저도 그 과정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1년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끌고 간다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인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직접 공고를 올리고, 면접을 보고, 사람을 모으는 과정까지 경험하더라고요. 파트별로 리더를 세우고 팀을 운영하는 경험도 하고요.
실제로 인터뷰한 학생 중에는 “이 사람은 개발 스타일이 나와 맞겠다”는 기준으로 팀원을 뽑았다고 말한 학생도 있었고, 나중에 창업까지 생각하며 뜻이 맞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학생 단계에서 이미 팀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꽤 놀랍기도 했습니다.
Q. 이번 USC Games Expo를 통해 각자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이었나요?
지현: 보통 게임 컨퍼런스에 가면 이미 입지가 있는 기업들의 완성도 높은 게임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USC Games Expo는 조금 달랐습니다. 앞으로 업계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 창작자들이 무엇에서 영감을 받고, 어떤 감각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어요. 학생들이 만든 게임이라고 해서 가볍게 볼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앞으로도 이렇게 게임을 사랑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도전하는 학생들과 계속 교류해보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찬혜: 저는 학생들과 졸업생, 교수진 사이의 네트워크가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지원과 연결이 있었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졸업 이후에도 이어지는 네트워크, 창업을 지원하는 환경, 사회로 나아갈 발판을 만들어주는 교수진의 역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사로 돌아와서도, 우리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윤병: 저는 학생들이 어릴 때 좋아했던 게임의 경험이 지금 만드는 게임에도 자연스럽게 남아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게임을 좋아했는지가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게임’의 기준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금 어린 플레이어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더 유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의 플레이 경험이 시간이 지나 누군가의 창작 기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가족과 친구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
컨셉 하나를 끝까지 밀고 간 작품들.
자기 프로젝트를 설명하던 학생들의 눈빛.
USC Games Expo 2026에서 위메이드 구성원들이 마주한 것은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과 창작자로서의 고민이었습니다.
다음 세대의 게임은 거대한 기술 키워드보다, 함께 즐긴 경험과 오래 좋아했던 게임의 기억에서 출발한다는 것. 그것이 USC Games Expo 2026이 남긴 가장 선명한 메시지였습니다.